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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아기 데리고 웨이터 일도… 어느 ‘미혼부’ 이야기(베이비뉴스, 18.05.28)

등록일2018.05.28

조회수16973

8개월 아기 데리고 웨이터 일도… 어느 ‘미혼부’ 이야기(베이비뉴스, 18.05.28)


[동정 아닌 권리로 비혼출산을 말하다②] 20대 미혼부 박민승(가명) 씨 인터뷰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미혼모·미혼부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비혼출산 이후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양육을 선택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아동의 인권과 부모의 권리라는 새로운 가치로 비혼출산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 기자 말

◇ 두 번 거절당한 출생신고… 복지 ‘사각지대’에서 후원으로 생계유지

한번은 밤에 아이가 열이 났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다가 응급실을 갔어요. 그냥 독감인지 아닌지 검사하고 해열제 먹이고 체온 몇 번 재고 한 것 같은데, 37만 원이 나오더라고요. 출생신고가 안 돼서 건강보험이 안 되니까. 그 다음부터는 제가 열 내리는 법을 공부해서 병원 안 가고 해결해요.

점심 먹고 나면 보통 놀이터에 나가서 놀아요. 하루가 대부분 그렇죠. 여기는 놀이터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더라고요. 거기 사는 애들끼리, 아는 애들끼리만 어울리더라고요. 준이가 또래 친구들 만나면 반가워서 계속 들러붙어요. 그러면 걔네는 “아 싫어. 우리끼리 놀 거야!” 그러고, 그런 거 보면 안쓰러워요.

발달이나 교육 같은 건 지금도 걱정돼요. 어린이집 가서 또래 친구들하고도 어울려 놀고 해야 되는데. 출생신고가 안 돼서 어린이집도 갈 수 없거든요. 다른 애들 보면 26개월 되면 말도 어느 정도 하더라고요. 준이는 아직 숟가락질도 제대로 못해요. 어린이집을 못 가서 그런가 보다 싶어서 걱정이 되죠.

그래도 입양 보내라는 얘기는 한 번도 안 들어봤어요. 처음에는 솔직히 창피했어요. 애를 혼자 데리고 나갔을 때 사람들이 쳐다보면 ‘왜 쳐다보지? 미혼부라고 생각하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뭘 알고 쳐다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애가 예뻐서 쳐다보는 건데 괜히 혼자서 그랬어요.

예전에는 밖에서 누가 “엄마는 어디 가고 아빠 혼자 애를 데리고 나왔어?”라고 물으면, “엄마 만나러 가요” 그랬어요. 지금은 그냥 “저 혼자 키워요”라고 얘기해요.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생각해보니까 창피해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더라고요. ‘애를 놓고 간 사람이 창피해해야지, 왜 내가 창피해해야 돼?’

‘네 새끼 네가 책임져야지, 무슨 도움을 바라?’라는 시선도 많이 느꼈어요. 맞는 말이죠 뭐. 근데 제가 책임을 질 수 있게끔 최소한 출생신고만 돼도 좋겠어요. 모든 미혼부들이 출생신고가 이렇게 어렵다는 걸, 도움 받을 곳이 이렇게 없다는 걸 알고 선택하는 게 아니잖아요. ‘당연히 내 새끼니까 내가 키워야지’라고 데리고 오는 건데, 당연한 줄 알았던 출생신고조차 안 되고…. 참 이상한 것 같아요.

준이도 언젠가는 “왜 우리 가족은 아빠랑 나밖에 없어?”라는 질문을 하게 될 텐데, 무섭네요. 뭐라고 해야 할지. 다른 미혼부들은 어떻게 했는지 좀 알려주면 좋을 텐데…. 다른 미혼부들을 만나본 적은 없고 인터넷에 몇 번 질문 글을 올려본 적은 있어요. 어떤 사람한테는 “만나서 여쭤봐도 될까요?” 했는데 꺼리더라고요. 쪽지로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분이 그 다음부터 연락이 안 됐어요.

지금 후원 단체에서 주택청약도 넣어주시거든요. 나중에 임대아파트 신청하라고. 저도 나중에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겨서 다른 미혼부들을 도와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게 안 되면 제 경험이라도 알려주고 싶어요. 미혼부들이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이 너무 없거든요. 아이를 포기하거나, 정말 해서는 안 되지만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애를 지키고 싶어도 포기하게 만드는 거죠.

준이는 잘 때가 제일 예뻐요. 그리고 자는 거 보면 또 매일 미안하고 안쓰럽죠. 아빠의 선택을 이해하려면 아마 성인이 돼야겠죠. 지금을 버티게 하는 희망도 준이예요. 지금 제일 간절한 건 출생신고죠. 출생신고가 되면 제일 처음에 애 엄마한테 양육비를 청구할 거예요. 애 엄마도 최소한의 책임을 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준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무조건 닥치는 대로 일부터 해야죠.


http://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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